top of page
퀸.png
world_08.png
드래곤_축소전신.png

빈 잔의 포식자

퀸테상스 아타노르

Quintessence Athanor

l    여성   l    104  ㅣ  드래곤   l   340cm   l    480kg   |

플필_09.png
틀.png
틀.png
틀.png
틀.png

<불의 딸>

그의 내력이란 대개 거대한 불길이 지난 뒤 남은 흰 재와 같았습니다. 복수의 화염, 시대의 불길, 온갖 타오르는 것들. 스스로 지닌 무게가 없어 떠밀리고 묻어나며 부유하는 생. 그를 비극이나 연민 받을 것이라 여긴 적은 없습니다. 기실, 고된 삶은 있을지언정 동정받을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 법이기에.

다만 여즉 풀지 못한, 어쩌면 영영 풀 수 없는 의문을 지닐 뿐입니다. 타인이 가치가 되는 까닭은 무엇이며, 시작과 끝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의미 없이 태어난 무용은 어째서 지속되는지.
어느 짐도, 책임도 얹지 않는 어깨 위의 유일한 무게는 그리하여 지닌 이성의 소산들입니다.
혼자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구석에서 기행을 벌이는 일이 잦습니다.

<가학>

무료하며 만사에 권태를 느끼나, 구태여 다른 것을 파헤치고 잔인한 손속을 보이는 등 번거롭게 곱지 못한 태도를 보이곤 합니다. 인류라 불릴 이들에 한한 것이 아닌 몬스터 등을 포함한 별개의 개체라면 적용되는 행위로,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노는 유희와 유사하며, 원형 경기장에서 사람과 짐승의 싸움에 열광하던 말초적인 자극입니다. 다만 뿌리박힌 유구한 선호보다는 잠을 깨우고 노래하는 시선을 끄는 소란에 가깝습니다.

플필_13.png
틀.png
틀.png
틀.png
틀.png

<눈처럼 희고 피처럼 붉은>

의태를 한 몸의 높이만으로는 3m, 꼬리를 제한 몸의 길이만으로는 5m가 넘는 거구입니다. 그나마도 사람의 틈에 얽혀도 크게 무리가 없도록 사람의 모양을 한 상반신을 기준으로 축소하고, 위험할 뿔이니 하는 것을 숨기고 가려 간략화한 형상으로, 앉은 모양은 2m를 조금 넘습니다. 오른팔에는 아직 꽃팔찌가 자리합니다.
그 몸은 하얀 재로 뒤덮인 검게 탄 장작처럼 눈처럼 희고, 흑단처럼 검습니다.

<화룡 아타노르Athanor>

화룡으로 분류되는 종 아타노르는 개중에서도 가슴이 열린 기이한 생김에, 흑단처럼 검은 심장을 가졌다고 전해지는 드래곤입니다. 이 검은 심장은 심장인 동시에 오드기관으로, 그 주인이 성체가 되기 전까진 장작처럼 얌전하나 시기가 되면 수사적인 의미가 아닌 진실의 명제로, 무척이나 더운 불의 심장으로 변모합니다.

가장 깊은 곳에 감췄던 불씨를 밖으로 태우며 용암처럼 끓어오르는데, 죽고서도 수 년을 타오르는 탓에 오래된 영웅의 검을 만들 때 그 심장의 불을 사용하였다느니 하는 전설이 종종 낡은 동화로 남아있습니다. 실지로, 먼 옛날 이를 노린 사냥의 대상이 되어 사람과 대립하던 때가 있었으나, 개체 수가 줄어들고 태생적 사유로 대개 은거를 택하며 전설의 일부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심장의 열기로 특수한 검은 숨을 뱉으며, 성체가 된 뒤로는 열기를 온전히 견딜 수 있느냐 없느냐로 수명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편입니다. 열기를 버티기 위해 성년이 된 이후로는 도리어 몸이 차게 얼어붙곤 합니다. 대개 추운 지방에 자리를 잡는 것 또한 이러한 맥락의 까닭이나, 미력한 영향일 뿐 무엇이 열기를 다스리는 키가 되는지는 아직껏 그네들의 사이에서도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두 방울의 피>

퀸테상스에게는 두 명의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처음은 그를 낳은 드래곤이고, 두 번째는 첫 어미의 죽음 이후 그를 돌본 인간입니다.


친어미는 그가 여느 동족들과 같이 소수의 드래곤들과만 면면을 익히며 은거하기를 바랐습니다. 그 은거의 삶이란, 사람을 흉내 낸 의태의 모양보다 거대한 포식자의 몸이 익숙하고, 우아한 식사보다는 날 것을 뜯는, 어쩌면 그 기원처럼 짐승에 가까운 태였습니다. 애당초 그리 배워 살아온 탓에 다른 방식의 삶을 생각하지 못했으며, 그것이 생을 위한 길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언제고 삶은 바람과 무관한 법이라 30여 년 전, 드래곤을 증오하던 이국의 인간들에게 발견되어 살해당합니다.
직후 산을 내려와 도망친 그는 윈터윈덤을 방문했던 메이플글로브의 귀족 여성에게 거둬졌습니다. 문제라면 부러 두툼한 외투를 주워 걸친 모양은 인간으로 오인됐고, 사저에 도착한 뒤에야 드래곤임이 밝혀졌다는 점입니다. 하나 단박에 기겁하여 내치는 대신 그 귀족이 선택한 것은 드래곤임을 드러내지 말아야 할 것이란 조언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내력으로 그는 사람의 치장을 한 채 살아왔습니다. 차라리 드래곤의 풍토를 무시하고 완연한 사람으로 분하는 방법도 있었으나, 택하지 못한 것은 애초에 의태에 미숙한 탓입니다.
첫 번째 어머니는 그가 살아남아 주기를 바랐고, 두 번째 어머니는 그가 인간으로 살아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기에 삶이 무료하고 지속되어야 할 이유를 알 수 없음에도 서있던 것입니다, 권태에 찬 짐승의 영혼으로도 인간을 입은 채로.

<5년의 내력>

첫 반년은 여느 때와 다름없었습니다. 엘릭시르를 캐고, 만다라를 찾아 헤매며, 서고의 몬스터들을 익숙하게 정리해 나갔습니다. 끝없는 미로는 수 천의 시간을 들여도 모두 들여다 볼 수 있을까 자신할 수 없는 자리였으므로, 쉬이 질려 내뻗는 대신 풍경을 읽어내렸습니다.
그러나 그도 잠시, 이후 이어진 것은 나태의 나날이었습니다. 메이플글로브에서의 수십 해와 같이 정돈된 삶은 무료하며 덧없습니다. 서고를 도는 걸음을 멈추지 않은 것은 드물게 충실한 약속의 이행이었을 뿐, 행복이나 환희와는 명백히 달랐습니다.


그러던 중 가까운 2월의 끝자락, 순전한 실수로 몬스터에게 당해 오염 직전에 닿았던 적이 있습니다. 태생의 불길 또한 고단을 더해 그 며칠, 오염에서 꺼내지고도 자리에 누워 미동 없이 꿈을 헤맸습니다. 어렴풋한 짐작만으로 흔들리던 사유를 붙잡아 눈을 떴을 때는 3월의 두 번째 날 자정 무렵으로, 현자의 부고에 유리성이 슬픈 울음을 울던 시기였습니다.


시올의 소식을 듣던 날처럼, 5년에 가까운 시간을 알고 지낸 현자의 비극에도 설운 울음은 없었으나, 답지 않게 서고의 구석으로 가 홀로 조용한 기도를 지냈습니다.
관성적으로 고집하던 사람의 양을 벗은 것은 그 직후의 일입니다.

<포식자>

시그르드의 죽음 직후, 그는 반쯤 잊었던 프로메테우스 계획을 상기합니다. 대재앙을 비롯한 소위 ‘불경’의 영역에 본격적으로 흥미를 두기 시작한 것은 그쯤부터였습니다. 오랜 의문들의 답을 찾기 위함인지, 영영 찰 수 없는 잔을 가진 포식자처럼 허무의 낯을 지우지 않은 채 기꺼이 금지된 영역으로 수집의 발을 넓혔습니다.

<퀸테상스>

- 2월 25일생.
- 애착과는 별개로, 잊지 않고 들고 다니는 소지품으로는 손수건이 있습니다.
- 근래의 상황을 꿈으로 치부하는 것은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어찌 이곳에 발을 들였는지, 선명히 기억한 까닭입니다.

플필_17.png
틀.png
틀.png
틀.png
틀.png

본 사이트는 1920X1080 화면 사이즈에 맞춰 작업되었습니다.

© Copyright 2022 Dragontale
bottom of page